가끔은 그런 날이 있다. 가까이 있고 또 언제든 연락하여 목소리를 들을 수 있음에도, 괜스레 투박하고 어색하지만, 새하얀 편지지에 마음을 새겨 건네주고 싶은 그런 날이. 앰버 루멘에겐 오늘이 그런 날이었다. 돌발 홍수가 있고 두어 달이 지났고 그녀와 길 드는 매일 만나며 이야기를 나누고 있지만 아직도 그날의 감정과 마음을 모두 풀어 내어주지 못했기 때문이었...
사람은 누구나 자신의 가치를 확인받고 싶어 한다. 그게 타인이든 친인이든 사랑하는 사람에게든. 웨이드 역시 마찬가지였다. 물론 자신이 그녀를 사랑하는 만큼 앰버도 자신을 사랑하는 건 확실했다. 의심할 여지도 없었다. 둘은 교감했고 서로를 이해하려 했으며 아픔을 나누었고 다름을 보았으며 맞닿았고 그렇게 서로를 변화시켰으니깐. 그가 그녀에게 했던 말처럼 안되는...
'그 자리에 있는 모두가 날 거부했어.' 그날 앰버는 누구보다 일찍 일어났다. 기대감 탓에 잠들지 못할 뻔했지만 오히려 비비스테리아를 보러 가기 전날이란 흥분감에 폴짝폴짝 뽈뽈 돌아다닌 덕에 일찍 잠들 수 있었다. 그렇게 기분 좋은 잠을 잔 그녀는 이른 아침부터 눈씩씩하게 숯콩을 먹고 좋아하는 옷을 꺼내 입었다. 아직 잠이 든 아슈파 옆에서 한쪽 턱을 괸 ...
간단한 인사를 나눈 둘은 복도를 거닐며 대화를 나누었다. 웨이드란 친구는 앰버의 말을 사려 깊게 들을 줄 알았으며 그녀의 모험담을 아주 흥미진진하게 여겼다. 특히 보자기를 들고 하늘을 날았을 때나 옥상을 뛰어다닐 때를 말할 땐 물기어린 눈을 크게 뜨며 아주 좋아했다. "정말 대단하다. 엄청 용감하구나? 너." "그래? 용감한 거 좋아!" 둘은 어린아이답게...
학교는 정말 신기한 곳이었다. 다양한 원소들이 다닐 것을 우려한 것인지 쉽게 깨지거나 타지 않는 돌과 광석으로 이루어졌다. 하얀 대리석과 물 빠짐을 위한 배수구, 중간중간 길목엔 혹시 모를 상황을 대비한 것인지 작은 나뭇가지들이 모인 통들이 보였다. 아슈파의 손을 꼬옥 잡고 있지만 구경하느라 정신이 팔린 앰버는 몰랐지만, 그 모습들이 아슈파에게는 아주 만족...
엘리멘탈 시티. 1차 원소 이동 때에 이은 2차 원소 이동. 그리고 3차 원소 이동을 넘어 오랜 시간이 지나 4차 원소 이동까지. 물과 흙과 공기, 그리고 불까지 모인 모든 원소의 도시이다. 오래전부터 합류해 함께 지내게 된 세 원소와 달리 불은 조금 늦게 합류하게 되었지만, 겉보기엔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 그들은 예전부터 다른 원소들과 함께 살았으니깐. ...
"그런 심한 말을 듣었음에도 돌아온거야?" "장난해? 이런 모험에서 날 빼놓을려고?" 인사를 나눌 틈도 없는 상황이었지만 앰버는 웨이드에게 자신이 꿈을 꾸는게 아니냐는 듯 말해왔다. 그에 웨이드는 무슨 당연한 말이냐는듯 받아쳤다. 그러곤 서둘러 수문을 막을때 처럼 가게 문을 굳건히 막아섰다. 그순간 무언가를 발견한 앰버가 그에게 입구를 맡기고 안쪽으로 뛰쳐...
'꺼져가는 불은 끝내 사그라지지 않고 티끌로 남아 다시 타오르길 기다린다.' '왜 답장이 안 오지? 어디 아픈 건가?' 앰버 루멘은 문득 걱정이 들었다. 문자를 확인 안 한 것도 아닌데 친구는 아무런 말이 없었다. 평소라면 새삼 자신이 어떤 마음이었는지 알게 된 거 같단 말에 축하와 함께 안부를 전해왔을지인데 그저 침묵뿐이었다. 그러기에 앰버는 친구의 걱정...
'불빛이란 놀랍고 신비한 힘이 있어 사람을 이끌리게 만든다. 타인이든 그 자신이든.' 그럴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지만 그러지 말았어야 했다. 급조한 열기구를 단둘이 타고 오르는 일 같은 건 말이다. 하늘로 치솟으며 본 엘리멘탈 시티의 야경은 말 그대로 아름다웠다. 익숙하고 정겨운 모습. 두 사람은 물이 끊긴 은하를 따라 점차 떠오르며 흔적을 쫓아갔다. 그러다...
'디쇽. 영원히 빛나는건 없으니 그 순간을 만끽하라는 뜻이야.' 기대했던것과 달리, 아니 염려했던대로 레드 닷 세일은 완전히 망해버렸다. 그냥 망한 것이 아니라 가게까지도. 딱지를 뺏지도 못했으면서 바보같이 개인 속사정을 자신도 모르게 폐업의 원흉인 사람 앞에 애원하듯 털어놓고 말았다. 눈치 없는 바보같은 시청 조사관은 데려다 줄테니 설득해보자 라는 말을 ...
엘리멘탈 IF. 만약 앰버에게 약혼자가 있었다면. -1 소제 : 온열. '디쇽. 영원히 빛나는건 없으니 그 순간을 만끽하라는 뜻이야.' "앰버! 엄마 좀 살려주라. 네 할머니 마지막 유언이잖니." 신더 루멘은 배달을 가려는 딸의 손을 잡고 애원하듯 말했다. 그녀의 말마따나 할머니의 마지막 유언은 손녀딸이 '불' 을 만나 결혼하는 것이었으니. 하지만 신더의 ...
열차를 탈 시간조차 아까웠다. 앰버 루멘은 버니의 위로와 이해를 받으며 오토바이에 올라탔다. 덧없이 마음은 조급했다. 그는 날 잊어버리지 않았을까? 어쩌면 너무 아파서 미워졌을지도 몰라. 아니면 또다시 흐름을 찾지 못해 방황하고 있을지도 모르지. 앰버 루멘의 머리속엔 온통 걱정과 후회뿐이었다. 그날 그 순간. 그는 어떤 심경으로 고백했었을까? 우리 관계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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